사진에 겨울이 왔다. 라이카를 사고 벌써 열아홉번째롤이다. 36장의 필름 중 절반정도는 망한 사진이 나오지만 그래도 재미있다. 이번 연말은 쓸쓸하지만 그 쓸쓸함 마저도 갬성으로 커버해 보려고 노력했다. 주말 풋살을 하기위해 별내에 갔다. 그날 아침 햇살이 너무 좋아서 한장 촬영 오패산 터널은 집 근처에 있는 터널인데 그닥 유용하진 않다. 그 횡단보도를 기다리는 백구와 아저씨가 좋아보여서 촬영했다. 백구는 빨리 건너고 싶었는지 엉덩이를 바짝 올리고 있었는데 이전에 키우던 강아지 복돌이가 많이 생각났다. 요즘에는 손편지를 쓰지 않는다. 손편지에 담긴 진심이란게 있는데.. 생각해보면 손편지의 문제가 아니라 진심을 전하는게 어려워진게 아닐까 싶다. 한창 두 도시 이야기를 읽을 때. 꽤 재미있었다. 할리스커피에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심각하게 생각해봤을 문제다. 그게 백수여도. 엄청 바쁜 사업가라도. 사람이라면 무엇으로 사는지에 대해 궁금해한다. 학부시절 나는 교육철학시간에 현장견학으로 방문한 한 사찰에서 스님에게 '스님은 왜 사십니까'라고 물은 적 있다. 나는 '사람이 왜 사는가' 에 대해 묻고 싶었으나, 두루뭉술한 대답을 듣게 될 것 같아 대놓고 스님은 왜 사는거 같냐고 물었다. 지금 글로 작성하고 보니, 굉장히 당돌하고 예의없는 질문이다. 스님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20대에 출가한 젊은 스님이었다. 그는 나에게 '사는데 저마다의 이유가 있지요' 라고 대답해주었다. 나는 무언가 확신에 찬 대답을 원했지만 더 이상 물을 수 없었다. 나이가 들어 사람이 무엇..
센스의 혁명. 극사실주의 스타트업 호러. 판교 리얼리즘. 장류진 작가의 소설집 이 이 화려한 수식어의 주인공이다. 나는 책 표지의 핑크함을 보고 멈칫했으나, 동년배의 작가가 창비에서 책을 냈다는 사실에 구매하게 되었다. 오로지 단순하게 그 이유였다. 다 읽고 나서는 대단한 감동을 받았다. 장류진 작가처럼 쉽게 읽히는 글을 쓰는 작가는 몇 없을 것이다. 책이란게 가독성이 전부는 아니지만 내용 만큼이나 중요하다. 작가가 하고 싶은 좋은 이야기가 '100' 이라면 가독성이 뛰어난 책은 작가가 의도한 '100보다 더 많은 것'을 독자에게 줄 것이고, 가독성이 안 좋은 책은 작가의 의도가 전혀 전달 되지 않을 것이다. 최근에는 독서를 하면 이 책은 가독성이 어떤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은 가독성면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