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팟을 잃어버렸다. 정신없이 출근하던 길에 집에 놓고 나온줄 알았다.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리 급하게 나왔다고 해도 평소 지갑, 열쇠, 에어팟은 꼭 챙기는 편이다. 지하철에서 에어팟을 뒤지는데 없었다. 가방에는 엄한 치실만 들어있었다. 집에 있겠거니 하고 하루를 보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찜찜한 기분을 잊기 위해 에어팟을 찾았다. 침구류를 뒤지고, 구석구석 평소 잘 올려놓던 곳도 찾아보았다. 없었다. 잃어버렸구나 생각이 들었다. 나는 물건에 애착이 강한 편이라 한 번 소유한 것은 잘 놓지 못하는데 에어팟은 만족도가 높았던 만큼 잃어버리고 싶지 않았다. 이전에는 토익시험을 보러 갔다가 열쇠를 잃어버린 적이 있었다. 잃어버린 사실을 시험이 끝나고 3시간 뒤 깨달았다. 열쇠보다도 선물 받은 열쇠고..
발차기가 잘 안되서 노하우를 좀 찾아봤다. 수영을 시작한지 2일차다. 2일차에 벌써 욕심이 나기 시작하는거 보니까 수영도 참 재미있는 운동이다. 나는 단체로 하는 스포츠도 좋아하지만 혼자하는 개인 스포츠를 더 좋아하는 듯 하다. 첫날 킥판을 잡고 발차기를 시작한 나는 주변에 수영을 잘하는 친구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친구들 왈 '시간이 좀 지나면 나아져' '처음부터 잘되는 사람 없어''성인남성10%도 하체 못띄워' 라는 조언들과 '힘빼, 무릎펴, 허벅지로차' 라는 원론적인 조언들을 해주었다. 하체가 왜 뜨지 않을까 고민하다 혹시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여 구글링을 해보았다. 역시나 였다. 다양한 글들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몇개 인상깊었던 표현들과 실전에서 적용해서 약간 느낌이 왔던 부..
생각보다 물이 무섭진 않았다. 집 근처 수영장으로 수영을 하러 갔다. 나는 물에도 못 뜨는 완전 맥주병에 물을 무서워 하는줄 착각하며 살았다. 집에서 2km정도 떨어진 수영장은 비가 내리다 말다 하는 오늘 같은 날씨에 걷기 적합했다. 내가 등록한 반은 9시부터 10시까지 하는 직장인 마지막반, 그냥 사람이 제일 없을 것 같아 등록했다. 화, 목, 금반에 등록했는데 이번달 - 다음달 목금 출장이 많아서 반을 화수목으로 바꾸던지 월화수로 바꾸던지 해야할 것 같다. 아무튼 추적 추적 비오는 날씨에 가로등 노란불빛의 색에 감탄하며 걸었다. 나이가 들었는지 요즘은 나무에 비친 가로등 빛이라던가, 구름, 노을, 해가 지기전 파란시간, 새벽의 안개, 비오는 날의 길바닥 같은 것에서 작은 감동을 느낀다. 이런 저런 이..
블로그를 해서 가장 좋은 점은 항상 새로운 것을 찾는다는 점이다. 물론 그 새로운 것이 누구에게나 새로운 것이라면 블로그가 더 흥하겠지만, 주로 나에게 새로운 것을 쓴다. 무언가 쓰려면 어느정도 알아야 한다. 영상에 대한 리뷰를 쓰려면 10분이라도 봐야한다. 책에 대한 리뷰를 쓰려면 책을 다 읽고, 쓰면서 중요했던 부분을 다시 읽고, 다른 사람이 쓴 리뷰도 참고한다. 맛집에 대한 리뷰를 쓰려면 가서 맛을 봐야한다. 이처럼 새로운 것을 지속적으로 찾게 되는게 블로그의 가장 좋은 점인데, 역으로 단점이 되기도 한다. 요즘 1일 1포스팅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이 바로 글감을 찾는 일이다. 매번 새로운 책, 새로운 영화,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수는 없다. 포스팅이 500개를 넘어선 시점부터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