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에는 따로 부연 설명이 필요없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포스팅에는 굳이 ㅇㅇ맛집, ㅇㅇㅇ한 맛 따위의 꾸밈 말을 쓰지 않았다. 오늘 포스팅할 식당은 (사실 대단한 곳을)식당이라고 표현해도 괜찮을런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 식당은 서교동 어느 한적한 골목에 위치한 <카타코토>다.
카타코토의 뜻은 어색한 말 솜씨, 더듬더듬, 말을 하기 시작한 아기의 말투, 외국인이 쓰기 시작한 서투른 말 같은 걸 의미한다고 한다. 아마도 식당의 사장님 내외가 한-일 글로벌 부부라 이런 이름을 지은 것 같다. 카타코토라는 이름과 다르게 이곳의 음식은 거의 완벽한 오사카식 카레를 구현해 낸다. (오사카 안 가봄)
나는 반일로 똘똘뭉친 사람이며, 단 한번도 일본에 가본 적이 없다. 어머니께서 가보고 싶어하셔서 코로나가 종식되면 한번 쯤은 가볼 각오를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일본인들은 괘씸하단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 가게. 카타코토에만 들어가면 반일감정이 눈 녹듯 사르르 녹고, 양국의 평화가 영원히 지속되길 기원하게 된다.
일본이 싫은 만큼 일본색이 강한 것들에 강한 거부감이 든다. 카타코토 내부는 온통 일본이다. 흡사 일본 어디 작은 카레집에 갑작스럽게 방문하게된 한국인의 기분에 사로잡힌다. 좁은 실내를 최대로 활용한 공간구성,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그리고 유키상. 유키상은 일본인 사장님인데 서빙을 주로 담당한다. 카타코토한 한국어로 어서오세요~~~, 메뉴, 이거, 밥 3번, 알겠습니다~ 와 같은 일본인 특유의 높고 낭랑하고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해내신다. 그렇다 말 그대로 사랑스러운 카타코토다. 일본색이 강한 것들이 싫은 취향까지도 바뀌고 만다.
그렇게 주문을 하고나면 (사실상 다 맛있기 때문에 메뉴 추천 같은건 없다.) 주문을 하고 나면, 잠시 뒤 예쁜 접시에 카레가 가득 담겨져 나온다. 항상 느끼는 것은 음 카레가 좀 많네, 라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언제나 접시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는데, 항상 신기한 기분이다. 그 많던 카레는 어디 갔을까?
가장 최근에 먹은 카레는 치즈 카레다. 체다와 모짜렐라 치즈가 듬뿍 들어간 카레인데, 겉보기에는 음 그냥 치즈가 올라갔군 수준이다. 하지만 막상 먹기 시작하면 사정없이 늘어지는 치즈가 식사를 방해할 정도. 괜히 치즈 '듬뿍' 카레가 아니다. 맛은 뭐 직접가서 맛보시길.
그리고 그전에 먹은 카레는 스팸 가지구이 카레, 가지를 돈 주고 사먹게 되다니, 꼭 먹어보시길. 돈이 아깝지 않은 맛이다.
뭐. 그렇다. 솔직히 포스팅 쓰기 싫었다. 나만 알고싶고 더이상 유명해지지 않았고 망하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큼.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상대적으로 작은 가게라. 작은 도움이 되고자. 이렇게 후기를 남긴다. 킁.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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