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일기 #13. 강사 전격 교체와 권태

 늘질 않는다. 최근 내 수영에 대한 한줄평이다. 늘질 않으니 재미가 없고 재미가 없으니 가지 않게 된다. 


거기다 강사가 또 바뀌었다. 최초의 강사님은 하나가 안되면 절대 진도를 빼주지 않았다. 시니컬한 성격이었지만 나는 좋아했다. 뭐든지 잘하고 싶은 마음에 그 강사분이 맘에 쏙 들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다음 강사분도 좋았다. 무엇보다 친절했고 진도를 쭉쭉 빼주었다. 초급반이 너무 많은 우리 수영장 때문에 중급반으로 빨리 보내려는 마음도 있었을거라 생각한다. 그 피해는 초급반에서도 가장 열심히 수영을 하던 내가 받게 되었다. 나는 평영 발차기까지 진도를 나갔었는데 일주일만에 한팔 접영까지 진도를 빼게 되었다. 그 중간에 있는 평영 손동작, 종합동작, 접영 웨이브, 발차기, 제대로 되는게 아무것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팔접영의 단계까지 나가게 된 것이다. 


 같은 반에 있던 몇몇 수영을 좋아하고 잘 하는 분들은 금방 쫓아갔지만 힘으로 수영을 하는 나는 자유형까지 망가지고 말았다. 그렇게 바쁜시기도 오고, 출장에 뭐에 수영을 나가는게 매일에서 일주일에 이틀 이렇게 줄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강사분이 또 바뀌었다. 한달만에 또 다른분이 출근하신 것. 이번에 오신분은 물의 저항을 강조했다. 나는 이번엔 제대로 배워보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우리 수영장은 초급반 인원이 너무 많았고 제대로된 지도편달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잠깐잠깐 수영의 원리에 대해 설명해주는데 굉장히 유익했다. 다른걸 떠나서 저항에 대해 설명해주는 여러 장면이 있었는데 발차기를 해도 나아가지 않는다던가, 팔이 얼마나 나아가는걸 방해하는지 등 다양한 예시로 수영의 핵심원리를 꼭꼭 집어주었다. 


 가장 유익했던건 팔(손) 꽂기.라고 해야할까? 물속에 손을 내리 꽂듯 찌르는 것을 배운 것이다. 그 동작을 하면서 부터는 무슨 이유 때문인진 모르겠으나 숨쉬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숨도 잘 쉬어지고 속도도 쭉쭉 나왔다. 원리는 간단하다. 손을 저어 팔꺽기를 한다음 어깨로 앞으로 다시 넣을때 반대편 손목쯤 위치에 사선으로 손을 쭈욱 찔러넣는 것이다.  


 이제는 평영을 제대로 배우고싶다. 이전 강사가 평영 손동작을 물밖에서 한번 해보라고 한 뒤로는 제대로 알려준 적이 없어서 내 평영은 항상 배로 바닥을 치고 나올 정도로 깊이 들어갔다 올라온다. 되려 발차기만 할 때보다 속도도 더 안나오고. 평영에 집중해야지.


 겨울이고 춥고 추우니까 가기싫고, 수영은 잘 안되고 진도는 왕창 나가있고 해서 막막하지만 어쨌든 자유형 왕복 50m는 할 수 있어야지 않겠는가.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