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F1. 포뮬러 원. 우리에게는 생소한 스포츠다. 영암에서 F1 서킷이 만들어질 때만해도 아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겠단 기대감에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제는 국내에서는 볼 수 없게 되었고, 그렇게 내 관심에서는 멀어졌다.
<이때 가볼것을 그랬다>
2.
1920년 시작된 이 자동차 경주 대회는 이제는 세계 최고의 모터스포츠 대회로 자리잡았다. 10개의 팀, 20명의 드라이버가 펼치는 이 대회는 한 개의 팀에는 수백에서 천명 단위의 스탭이 존재한다. 스탭들의 규모만큼 이 스포츠를 즐기는 인원들도 대단하다. 연 100만명을 넘는 관객과, TV시청을 약 6억명 이상이 시청한다. 가장 유명한 F1드라이버 보다 많은 연봉을 받는 스포츠 스타는 메이웨더, 메시 정도 뿐이라고 하니 이 시장의 규모가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오늘 리뷰할 넷플릭스 이야기(다큐)는 F1 : 본능의 질주다. 이야기이라고 한 이유는 다큐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드라마적 이며, 그렇다고 드라마라고 하기엔 각본이 없기 때문이다. 이 완벽한 서사에는 인간사의 모든 것이 녹아 있다. 시즌 2까지 나온 이 다큐는 시즌 당 10개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나는 이 이야기를 아끼고 아끼고 아껴서 볼 생각이다.
4.
시즌1은 2018년도 F1시즌을 그리고 있다. 시즌은 보통 21경기가 치뤄진다. 이야기는 F1에 나오는 모든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에피소드마다 다른 팀, 다른 주제를 다룬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호주의 레이서 다니엘 리카도를 중심으로 F1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한다.
F1은 21개의 경기를 치룬다. 21개의 경기를 한 시즌이라고 하며 1경기를 그랑프리라고 한다. 1개의 그랑프리에서는 3개의 세션으로 나뉜다.
금요일 : 연습주행
- 그랑프리를 앞두고, 모든 팀은 서킷을 돌며 코스를 익히고 차량의 상태를 점검한다.
토요일 : 퀄리파잉
- 대회의 출발 위치를 정하는 기록 측정, 서킷의 랩 기록 순으로 일요일 결승전 자신의 출발지점을 정할 수 있다. 최대한 빨리 달려, 좋은 위치를 차지해야 포디엄에 설 가능성이 있다.
일요일 : 결승
- 대회다. 말 그대로 20명의 드라이버들이 동시에 출발하여 우열을 가린다. 대회에서 포인트를 얻어 마지막 그랑프리에서 가장 높은 포인트를 획득한 선수가 그 시즌을 우승한다.
5.
에피소드 1 내용을 살짝. 다루면. 호주의 다니엘 리카르도가 시즌 개막전인 멜버른 그랑프리를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다. 호주의 레이서, 호주에서 한번도 호주인이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기 때문에 홈그라운드임에도 불구하고 리카르도의 부담감은 상당하다.
그가 경기 전 가족과 함께하는 모습과 어린시절 레이서가 되는 과정을 단축해서 보여준다. 실제 다니엘 리카르도는 퀄리파잉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 경기에서 5위에 그치고 만다.
시속 300km/h가 넘는 자동차.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경기를 매번 나가는 자식을 보는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경기를 지켜보는 가족을 카메라는 비춰 주는데, 그 어떤 스포츠를 지켜보는 가족들이 그렇게 불안해 하며 마음 조릴지 모르겠다. 영상속에 보이는 다니엘 리카르도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모습에 나타난 불안과 초조가 보는 나까지 가슴조리게 했다.
6.
다큐는 흡사 잘 편집된 유튜브 영상을 보는 듯 하다. 짧은 호흡, 강렬한 시각적 효과. 보통의 유튜브 영상은 10분 내외로 짧게 만들어 지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산만하게 만들어 흥미를 이끈다. 이런 영상편집은 단기적으로 봤을땐 흥미를 주지만 길게 봤을땐 되려 피로감을 느끼게 하는데 F1 본능의 질주는 오로지 몰입감만을 주었다.
40분간 단 1초라도 집중을 안할 수 없다. 세계 최고의 머신이 내뿜는 굉음. 승리를 위해 집중하는 선수들의 눈빛, 일사분란한 스탭들의 움직임. 그리고 끝 없는 충돌 - 그리고 사람들이 내뿜을 수 있는 모든 감정들.
말 그대로 각본 없는 완벽한 드라마. 이 이상의 스포츠가 있을까. 두근거리는 무언가가 보고 싶다면. <F1 : 본능의 질주>를 보자.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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