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흥항에 재도전. 안흥항에 갔다. 지난 토요일 주말근무를 마치고, 저녁 5시 30분 무렵 고민 끝에 안흥항에 가기로 결정했다. 차를 가지고 출근했기 때문에 바로 합정에서 출발할 수 있었다. 아버지를 모시고 갈까 생각했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혼자 떠났다.
꽤나 쨍하던 날씨는 어느순간 급변해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와이퍼를 아무리 흔들어도 빗물이 앞유리를 때렸다. 마치 모네의 수채화 버전 도로를 보는 듯했다. 정말 끔찍한 비였다. 태안에도 이정도 비가 오면 어쩌나 싶어서 네이버 지도를 활용하여 교통 CCTV를 보았다. 태안은 맑았다.
쏟아지는 비 갈까말까 고민하다 기왕 출발한거 바다라도 보고오기로 맘먹고 차를 몰았다. 비는 끝없이 왔는데 서산까지 와서야 그쳤다. 제 속도를 낼 수 없었던 탓에 예상시간보다 30-40분 길어졌다. 그날의 간조는 7시 40분 쯤이었고, 나는 간조 1시간 후 8시 40분쯤 도착해서 낚시를 할 예정이었는데 도착하니 9시를 훌쩍 넘겼다.
중간에 기름도 넣고, 스푼과 메탈루어를 몇개 사들고 갔다. 스푼과 메탈루어는 처음 구매해봐서 좀 설렜다. 쓸지 안쓸진 모르겠다.
주말이라 그런가 안흥항에는 사람이 가득했다. 차박, 캠핑을 하러 온 가족 단위으 사람들이 항구 근처에 빼곡히 차를 주차시켜놨다. 사람이 없어보이는 한 구석에 자리를 잡고 채비를 준비했다.
올브라이트 매듭법을 열심히 연습했다. 덕분에 채비시간이 한결 줄었다. 항상 하는 실수. 릴에서 실을 뽑을때 베일을 제끼지 않고 실을 연결해서.. 채비 연결 후 다시 끊는 사태가 벌어진다. 이번 출조에서도 여지없이 시행착오를 겪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지그헤드 리그 1/2OZ를 사용하기로 했다. 한창 채비를 묶고 있는데 옆차에서 아저씨 한분이 내려서 고기 안나와요 물 다빠져서 라는 초치기 멘트를 했다. 그러더니 아우 물 많이 찼네라며 물을 봤다. 나는 간조시간을 '인터넷'이라는 신비의 기술을 활용해 확인했으므로 그 아저씨의 물이 없단 이야기에 그냥 캐스팅 연습하러 왔어요 하고 말았다.
아저씨는 나는 새벽에 일어나서 할라고 하고 차로 쏙 들어갔다. 채비를 마치고 캐스팅을 했다. 너무 오랜만이라 제시카 캐스팅이 몇 번 나왔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열심히 캐스팅. 10여분 뒤 옆자리에 어떤 부부로 보이는 분들이 오셨다. 너무 옆에 붙어있는거 같아 찝찝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남성분이 자꾸 내 위로 캐스팅을 하는게 아닌가, 10분사이 3번의 줄엉킴이 발생하고, 나는 자리를 바꾸기로 결심한다.
내항 깊숙한 곳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주변에 사람도 없고 한적하니 괜찮았다. 한참을 던지고 바닥찍는 느낌도 느껴보려고 하고, 액션도 이것저것 줘가면서 연습을 했는데 입질이 1도 없었다. 밑 걸림에 채비를 하나 뜯기고, 새로 산 메탈지그를 하나 장착했다. 캐스팅을 하고, 바닥찍는 느낌이 들어 릴을 감기 시작했는데 곧바로 밑걸림. 눈물을 머금고 풀려고 애써봤으나, 실패하고 결국 안흥항 바닥에 나의 귀여운 메탈지그를 하나 헌납하고 말았다.
지그헤드로 다시 열심히 연습을 하려고 하는데 커플 두 쌍이 오 여기 좋다 하면서 내 머리위에서 이야길 하더니 주섬주섬 채비를 폈다. 뭐 자리를 전세낸 것도 아니고 라인만 안겹치면 괜찮단 생각에 가만 뒀다. 하지만 어떤 남자 1명이 은근슬쩍 내 옆까지 다가와서 낚시를 시작했다. 바로 꺼내무는 담배에 담배연기는 내쪽으로 솔솔 흘러 들어왔다. 으 굉장히 불쾌한 기분이 들었으나 팔뚝에 문신을 보고 꾹 참았다. 11시를 넘긴 시각 이제 슬슬 올라가볼까 하는 생각에 채비를 서둘러 정리하고 차로 돌아왔다.
저녁을 먹는것도 깜박했다. 코로나19로 어딜가도 난리기 때문에 편의점에서 대충 먹을 것을 사서 내려왔는데 도착이 늦어져 먹는걸 깜박했다. 허겁지겁 먹고 슬슬, 차를 몰아 집으로 향했다. 이제 안흥항은 안와도 될 것 같다. 애럭이라도 낚고 졸업하고 싶었으나, 다음부턴 시화사관학교 라고 불리는 시화방조제에서 좀 더 내공을 쌓고 갯바위로 출동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현재까지 낚시 조과 : 0 마리, 1미역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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