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초로 죽을 뻔한 기억은 자전거에 한창 재미가 붙었을 때다. 이야기는 초등학교 4학년 무렵 처음 자전거를 배웠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남 고흥의 한적한 마을에서 자전거를 처음 배웠다. 이모부의 먼 친인척집에 놀러가 그 집 아이의 자전거로 자전거를 배웠는데 보조바퀴가 하나 없는 아이용 자전거였다. 당시엔 겁없이 타다가 크게 넘어져 무릎이 깨졌는데 결국엔 재미있게 탔다. 만약 지금 나이에 자전거를 배우라고 했다면 그때 만큼의 용기는 나지 않았을 것이다. 내 첫 자전거는 고흥에서 화순집으로 넘어와서 아버지를 졸라 구매했다. 읍내 삼천리 자전거에서 6단 자전거를 처음 구매했을 때의 기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막 산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핸들 연결부위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았다. 방향조종이..
그냥 그런 날이다. 새벽녘에 눈이 떠졌다. 넷플릭스 켜놓고 1시가 다 되어갈 무렵 콧잔등에 핸드폰이 떨어져 고통 속에 잠이 들었다. 코가 무너지는가 싶었는데 수면의 욕구가 고통을 이겼다. 새벽에 눈뜬 것치고 개운했다. 다시 잠을 청하려고 하자 두통이 별안간 몰아쳤다. 전날 턱걸이를 잘못해서 그런가? 어깨도 엄.청.나.게. 결렸다. 찬물로 한바탕 샤워를 했다. 아침 일찍 채비를 한다. 얼마 전 자른 머리가 맘에 들지 않는다. 옆머리는 왜 이렇게 뜨는지 원. 길러서 파마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이 결심도 3개월째 매달 하는 듯. 일찍 집을 나왔다. 청량한 초봄 날씨가 기분이 좋다. 서늘한 듯 따듯한듯 코끝을 스치는 이런 날씨를 좋아한다. 지하철로 가는길 꽉 끼는 정장을 입은 사람이 걸으며 흡연을 한다. 냄새를 ..
책을 고르기 위해서는 서점을 가는편이다. 나는 좋은 거진 좋은 책을 고르는 편인데 실패하지 않는 약간의 노하우가 있다. (물론 목차를 살펴보고 도입부분을 조금 읽어보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된다.) 노벨상 수상작인가? 노벨 문학상 수상작은 번역만 괜찮다면 좋은 책이 많다. 괜히 노벨상을 준게 아니다. 뭔가 세계적인 공통의 가치에 울림을 주었기 때문에 수상하는 것이다. 얼핏 들었으나 사실 스웨덴어로 번역되고 세계적 이슈가 되어야 필수다 라는 이야기가 있긴하다. 그리고 영어판 번역가와 편집자를 잘 만나야 한다는 것도. 역대 읽어보았던 수상작을 살펴보았다. 토마스만, 헤세의 작품들, 앙드레 지드의 좁은문, 헤밍웨이, 알베르 카뮈, 알렉산드로 솔제니친, 윌리엄골딩의 파리대왕,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자들의 도시, 르 ..
우선 이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붕어빵에 대한 확고한 내 철학을 밝혀야 한다. 나는 붕어빵을 좋아한다. 요즘 나오는 미니, 잉어, 황금, 슈크림은 인정할 수 없다. 오로지 그냥 붕어에 팥이 들어간, 붕어빵만을 선호한다. 하지만 요즘은 경기가 안 좋아서 인지(물론 400만원짜리 다리미가 한국에서 유독 잘 팔릴정도로 경기는 좋다) 4차 산업혁명 때문에 인지 오리지널 붕어빵을 찾기가 여간 쉬운일이 아니다. 그러나 어느날 부턴가 내가 퇴근하는 길목에 붕어빵을 판매하는 분이 자리잡으셨다. 붕어빵을 좋아하는 이유는 별거없다. 그냥 옛 추억이 스며있어서, 밀가루가 좋아서, 팥의 달달함이 좋아서 일 것같다. 가끔은 주인이 재료를 아끼려고 붕어에 팥이 붕어뇌만큼 들어있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있지만 강북경찰서 옆 붕어빵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