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부터 시작된 우울함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오늘 시작은 조금 피곤했다. 창립기념일 행사라고 30분이나 일찍 출근해야 했다. 전날 회식자리는 11시쯤 파했음에도 불구하고 집에 들어오니 U-20 국가대표 한일전의 휘슬이 울렸다. 잠깐 이강인의 발재간에 감탄하다 기절하듯 잠들었다. 창립기념일 행사는 중국과 일본이 분쟁중이던 지난 5년간 우리나라는 역대급 호황을 누렸지만 지금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역대급 위기라는 이야기와 함께 우리회사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사장님의 훈시로 시작했다. 우수사원과, 근속자 시상을 지켜봤다. 근속자에겐 부상으로 금이 주어지는데 번쩍거리는걸 보니까 좋기도하고 부럽기도 했다. 5년전 역대급 호황이었다는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월급에 불만이 있다. 호황은..
#필름 카메라가 사고싶다. 똑딱이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봤다. 부옇게 나온 분위기, 맞지않는 포커스, 거기에 안개낀듯한 색감의 사진이었는데 디지털이 낼 수 없는 아날로그적 분위기가 폭발했다. 그래서 일회용 카메라를 사서 써볼까 하다가, 뭔가 좀 더 깊이있게 가보자 라는 생각에 똑딱이 필름 카메라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시중에는 엄청나게 많은 제품들이 나와있었는데 내가 눈여겨 본 브랜드는, Minolta(미놀타), Chinon(치논), Olympus(올림푸스)다. 검색결과 각 브랜드마다 필름똑딱이계의 마스터 피스라고 불릴만한 카메라들이 있었다. #Minolta AF - C오토포커스 기능을 장착한 이 필름 카메라는 현재 중고거래가 10만원 초반대에서 20만원 중반대까지 왔다갔다 하는 카메라다. 필름카메라가 ..
풀코스 마라톤을 뛰기로 결심했다. 갑작스럽게 42.195km에 도전하게 된 이유는 최근 신변의 변화도 생겼고, 뭔가 이 나이를 먹도록 특별한일이 생기지 않아 인생이 지루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 막연하고도 긴 42km를 쉬지않고 달리다보면 무언가 깨닫게 되지 않을까, 아니면 뭔가 특별한 일이라도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겼다. #21km에 대해 뛰어야겠다. 금요일 저녁에 야근을 하고 집에 가면서 든 생각이다. 기분은 우울했고, 뭐라도 성취감을 느끼고 싶었다. 남들 다 노는 금요일에 야근을 해서 더욱 그랬을지도 모른다. 목표는 6월 풀코스였다. (당시까지만해도... 지금은 아니다.) 처음엔 21Km를 꼭 뛰어야겠단 생각이 없었다. 언제나 나는 갈 수 있을 만큼 뛰어갔다 돌아왔다. 집에 도착해..
#나 소개팅 좀 해줘 어느덧 나이는 먹고 먹어 30대 중반! "주변에 괜찮은 사람 없어?" "나 소개팅 좀 해줘" 30대 중반에 이르러 이 말은, 굉장히 구차해 보이는 말이다. 이 나이대에 주변에 소개팅을 요청한다는 사실은, 결혼적령기에 혼자가 된 사실을 누군가에게 알리는 것인데 이것 자체도 곤욕스럽다. 하지만 "나 소개팅 좀 해줘" 라는 말을 꺼냄과 동시에 돌아오는 질문에는 내가슴을 후벼파는 날카로운 질문이 담겨 있어 다시금 슬픈 상처를 꺼내 구구절절 설명하고, 상처에 염장질을 스스로 하는 행위를 해야하며 그것이 아니라면 최대한 아련한 눈빛을 뽑아 더이상 묻지 못하게 입을 막아야하는 고통의 연기력이 필요하다. (물론 연기가 아닐수도 있다.) 그렇게 상대의 애잔한 눈빛과 함께 시원찮게 돌아오는 말은 '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