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로마 '영화적 체험과 어머니'

 3개월만에 영화 리뷰다. 최근 드라마, 예능, 웹툰 등에 빠져 영화를 잊고 있었다. 왓챠, 넷플, 씨즌, 티빙 까지 영화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영화를 보기 어려워지는 것 같다. '영화를 좋아하는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로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넷플릭스 영화를 인정하지 않는 시상식에서 수 많은 상을 휩쓴 화재작이다. 넷플릭스는 OTT서비스 에서도 충분히 영화적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주장하고 싶은 듯 하다. 얼마전 본 <아이리시맨>(마틴스콜세지의 의도와는 별개로..)도 그렇고 오늘 본 <로마>도 그렇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

 감독은 알폰소 쿠아론. <그래비티>의 감독이다. 영화 <그래비티>는 영화 크레딧이 올라가고 상영관 의자에서 일어설 때 지구의 중력이 한 껏 느껴지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영화에 몰입 했다. 마치 내가 물속에서 빠져나와, 지구에 처음 발을 딛는 것 같은 착각. 멋진 경험이었다. 나는 영화 상영후에도 영화의 긴 잔상으로 실제에 영향을 받게 될 때 영화적 체험을 했다고 여긴다.

 

 

<로마>도 나에게 긴 잔상을 남겼다. 낯선 땅 멕시코의 로마. 그 거리에 그 집에 함께 했던 것 같은 아련한 기분이 한동안 이어졌다. 흑백, 음향, 촬영기법 등 다양한 장치들이 몰입을 돕는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한다. 감독의 유년시절 그의 집에서 보모로 일했던 하녀 리보 로드리게스를 모델로 영화는 만들어졌다. 감독은 가족에게 헌신했던 그녀를 위하고, 멕시코에서 보낸 유년시절을 추억했다.

 

 

 멕시코인 하녀 클레오와 백인 중산층 가정의 안주인 소피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흘러간다. 영화는 다양한상징적인 요소(계층, 성, 연령, 삶, 죽음, 체제, 사랑, 힘)가 같은 공간에서 극명하게 갈리는 것을 보여준다. 관객에 따라서 영화가 말하는게 다르게 느껴질 것 같다. 나는 자연스럽게 어머니가 떠올랐다. 무책임한 남성에 희생당하는 두 여성이 주인공이라 더욱 그런듯 하다.

 

 해수욕장씬이 정말 인상 깊었다. 생사의 기로 앞에 인종, 계층이 붕괴되면서 진정한 가족으로 하나되는 장면.

 

 

나는 '시네마'를 좋아해! 라고 생각한다면 강력하게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