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렌디피티’라는 단어가 있다. 단어만으로도 뭔가 설렌다. 완전한 우연에 의해 얻어걸린 것을 뜻하는 단어. 낭만적이다. 감마선 폭발, 페니실린, 콜럼버스의 신대륙, 포스트잇과 같은 멋진 것들이 모두 우연에 의해 발견되거나, 발명 되었다. 이런 발견(발명)을 칭하는 명사가 '세렌디피티'다. 오늘 리뷰할 영화는 의도치 않게 우연히 얻은 인연에 대한 영화 <세렌디피티>다.
<세렌디피티> 라는 뜻이 국내에 처음 소개된 계기가 된 영화이기도 하다. 01년 피터첼솜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주연은 존 쿠삭과, 케이트 베킨세일이 맡았다. 존 쿠삭을 오랜만에 봐서 좋았다. 내 기억속에 대 배우였는데 13-14년도 이후 나온 작품들은 죄다 망했다. 맡을 수 있는 역할의 한계 때문인거 같다.
<세렌디피티>는 워낙 유명하기도하고 y의 스타벅스 닉네임이길래 찾아봤다. 왓챠에서 서비스 중이고,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별 무리 없이 볼 수 있다. 장르적 특성 때문인지 로맨틱 코미디가 재미없는 경우도 드물다. 이 영화는 엄청난 대작처럼 여겨지곤 하는데 그냥 제목빨(?)이 크다고 생각한다.
#세렌디피티 줄거리
뉴욕의 크리스마스. 노란전구들로 오래된 건물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사람들은 연휴를 준비하기 위해 쇼핑이 한창. 조나단은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여자친구의 생일선물을 사기위해 에르메스 매장에 간다.
마침 검정 장갑이 눈에 띄어 집는 순간, 누군가 동시에 검정 장갑을 낚아 챈다. 동시에 장갑을 잡은 사람은 아름다운 미모의 여성. 둘은 서로 장갑을 양보하며 미담을 제조한다. 결국 승리는 조나단. 장갑은 그녀가 사게 되었다. 둘은 이것도 인연인데.. 라며 한 카페에 들어간다. 카페 이름은 세렌디피티.
둘은 잠깐 이야기하는데 서로 통하는 것이 많다. 시덥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나왔는데 이대로는 뭔가 아쉬운 조나단은 그녀에게 번호를 달라고 조른다. 놀랍게도 둘다 만나는 사람이 있다.
그녀는 운명론자다. 인연이라면 다시 만나게 될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조나단의 집요함에 못 이기고 연락처를 준다. 그 순간 돌연 돌풍이 불어 연락처가 날아간다. 그녀는 만날 인연이 아니라며 미소를 남기고 떠난다.
미치고 팔짝 뒤겠는 조나단. 아쉽게 이름모를 그녀와 헤어진 후 함께 있던 카페에 머플러를 두고 온게 생각난 조나단은 세렌디피티로 돌아간다. 머플러와 함께 그녀가 구매한 장갑이 놓여있는걸 본 조나단 그 순간 장갑을 찾으러 돌아온 그녀는 운명이라며 조나단에게 한가지 말도 안되는 제안을 하게 되는데..
보는 내내 화가 치밀어 올랐다. 사라의 미모도, 존 쿠삭의 젊음도 둘이 사랑을 찾아 떠나는 모든 행동들이 낭만적이기 보단 굉장히 꼴보기 싫었다. 사랑은 둘째치고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예의가 전혀 없는 영화다. 서양인이라 그런가..? 만약 결혼식 전날밤 배우자가 될 사람이 세렌디티피 외치면서 콜레라시대의 사랑 초판본 찾아다니면 정말 눈이 돌아갈 것 같다.
리뷰를 쓰면서 생각해보니 내 나이가 30대 중반을 지나고 있어서 더 화가나는 것 같다. 20대 였으면 낭만적이라고 생각했을지도. 이제는 사람에 대한 상처가 너무 많아, 완전한 우연에 의해 내 사람이 다른 사람과눈맞는 일은 상상도 하기 싫다. (심지어 이 영화는 완전한 우연 뭐시깽이가 아니라, 서로 만나려고 뭐 빠지게 노력한다. 그래서 더 열받는다.)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의 전형인 영화인데 어찌보면(우연이 아니라 걍 발품을 죽어라 팔아서 만나는걸 보면) 사랑에 '세렌디티피' 같은 건 없으니까 놓치지말고 열심히 사랑해라! 라는걸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그냥 인스타그램 켜면 해결될 문제^^.
그냥 저냥 재밌고 가볍게 볼만한 로맨틱 코미디다. 왓챠 평이 웃겨서 하나 첨부한다. 나는 별 두개를 줬다.
-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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