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십자가 -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독특한 느낌의 추리소설'

 열린책들 35주년 기념판에서 세번째로 읽은 책이다. 푸른십자가라는 제목 덕분에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소설일줄 알았으나 뜻밖에 추리소설집 이었다. 고전소설을 꽤나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이라는 작가는 처음 들어봤다. 아직도 모르는 좋은 작가가 많다! 놀라울 정도. 

 

 

 간단하게 작가소개를 하자면,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영국작가 중 한명이다. 1874-1936년 6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소설 말고도 다양한 작품활동들을 해왔다. '역설의 대가' 라는 칭호가 있다.  사회비평, 문학비평, 종교문학, 수필, 시, 소설까지 작품의 범위가 방대하다. 

 

 오늘 포스팅할 소설 <푸른십자가>는 단편 추리 소설집이다. 탐정 브라운 신부가 주인공인 여러개 소설이 들어 있다. 브라운 신부는 짤막한 체구로 둔해보이는 용모를 지니고 있으며, 어딘가 얼빠진 사람 처럼 보이는게 특징으로 탐정보다 더 범인을 잘 잡는 신부다. 

 

 고정으로 등장하는 악역으로는 플랑보가 있다. 매번 나와서 범죄를 저지르지만 브라운신부에게 잡히게 되고 시리즈의 후반에는 탐정이 된다고 한다. 세계적으로는 꽤나 유명한 이야기라 영화와 7시즌까지 진행된 영국드라마가 존재한다. 브라운 신부 세계관에 등장하는 발랭탱 이라는 형사는 현대 추리물에 등장하는 발렌타인이라는 이름의 딴지거는 역할의 무능한 경찰의 스테레오 타입이 된다. 플랑보라는 도둑은 훗날 탐정이 되는데 <형사 콜롬보>의 모델이 되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표제작인 <푸른십자가>를 제외하고는 크게 감명받진 못했다. 번역의 문제일 수도 있고, 그냥 내 취향과 안맞아서 그럴 지도 모르겠다. 기존의 추리소설들 처럼 과학적 방법론을 활용해서 추리하는 것이 아니고 프로파일링 하듯, 범죄자의 생각과 심리에 몰두해서 범인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직업이 신부이기 때문에 온갖 범죄자들의 고해성사를 들으며 알게 된 범죄 기법과 범죄 심리가 그의 무기다. 덕분에 범죄자에 대한 모호한 처벌, 그들을 이해하고 풀어주는 행위들도 일어난다. (이 부분에서 스스로 용납이 안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읽는데 꽤 오랜시간이 걸렸다. 전개가 부드럽다면 부드럽고, 이상하다면 이상하고, 아무튼 크게 추천하고 싶진 않고, 브라운 신부 라는 탐정 캐릭터가 존재하고, 과학적 방법론이 아닌 신학과, 통찰, 심리를 통해 범인을 잡는다. 정도로 넘어가면 좋을 덧 하다! (반박시 당신말이 옳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