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디카를 사용했다. 회사 차장님이 시간 남는동안 가서 찍어보라고 넘겨준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작은 디지털 카메라다. 펜탁스 Q라고 불리고 디지털카메라의 과도기에 출시되었다가 금새 사라진 모델이라고 한다.
<한손에 쏙 들어갈 만큼 귀엽다>
이걸들고 성인남성이 사진을 찍고 있자면 약간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너무 작기 때문에 그냥 카메라 모형으로 사진찍는 척을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기 때문일 것 같다. 작기때문에 장단이 있는데 장점으로는 귀엽다. 단점은 너무 작아서 카메라가 주는 그립감? 안정감? 이란게 약간은 부족하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귀엽기 때문에 봐주기로 한다. 원래 귀여운건 그래야 한다고 배웠다.
스펙을 잠깐 살펴보면 2011년 6월 생산된 제품으로 1275만 화소를 자랑한다. 아이폰 11 프로의 카메라 화소가 1200만인걸 보면 사진 퀄리티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저 작은 바디에 렌즈교환까지 가능한 묘한 모델이다. 하지만 이 귀여운 미러리스 카메라는 굉장히 작은 센서를 가지고 있다. 일반 휴대폰 센서보다 작은 사이즈의 센서 덕분에 굉장히 한계가 있는 사진을 찍게 된다.는데.. 나는 사실 잘 모르겠고 좋았다. 시간을 때울 수 있어서 좋았고 결과물도 꽤나 마음에 들었다.
이제 결과를 공개할 차례인데 필카만을 찍다가 셔터의 자유에 푹 빠져 30-40여분간 100장의 사진을 만들어 냈다. 필카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자유로움이었다.
<서울역 에스컬레이터>
에스컬레이터다. 엄청 가파르게 있었는데 그런느낌이 잘 나온거 같다.
<서울역 현상소>
현상소라는 카페인데 커피가 7천원, 티가 1만원, 당근케익이 5천원에 만들어지는 기적을 볼 수 있다.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분위기 하나만큼은 깡패.
<만리재 비스트로>
요즘 핫하다는 만리동에 위치한 이탈리안 음식점이다. 파스타와 피자가 굉장히 맛있었다. 특히 직접 반죽을 한다는 피자는 질리지 않는 맛이었고, 적당한 양의 파스타는 쎄지 않은 간으로 부담이 전혀 없었다. 조만간 다시 갈 예정
<만리동길>
<만리동길2>
서울시 고가 공원 '서울로'를 시작하는 시작하는 지점에 늘어진 상가. 아기자기하고 느낌있는 분위기가 초기 경리단길을 생각나게 했다. 약속시간이 조금 남아 돌아다녔는데 가게 안의 사람들이 뭔가 다들 배운 사람들 같고 교양 넘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었다.
<서울로>
서울로에 있는 화분아래 빛이 나오는 것이다. 파란색 빛이 영롱하게 빛나고 있어 독특한 무드를 만들어 냈는데, 흑백으로 찍었더니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났다.(?)
<서울로 간판>
<만리동 골목길의 나무>
무슨 나무인진 모르겠는데 열매와 잎사귀가 막 나오고 있었다. 겨울인데. 지고있었던 것 일수도 있겠다. 흑백사진은 빛의 명도에 따라 다양한 사진이 나오는 것 같다. 특히 복잡한 사물과 그림자가 찍힐 때 그 매력을 더 한다.
<미국하수도>
씬시티를 연상케하는 골목이다. 만리동의 한 옷공장 스팀다리미의 연기같은데 미국하수도의 연기와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깜짝놀라 촬영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저 골목으로 들어가 아직 재개발의 마수가 닿지않은 옛 서울의 구시가지를 걸었다.
<담배꽁초들>
나무기둥 밑에 버려진 담배 꽁초들 어떻게 나올지 몰라 촬영해 봤다. 버려진 담배꽁초가 하얗게 나왔다.
<서울역 뒤편>
<자전거 바퀴>
접사를 시도했다. 금속의 질감, 그림자가 적절하게 어우러져 멋진 사진이 나온 것 같다. 이날 찍은 사진 중 두세번째로 맘에든다.
<체인>
자전거 체인이다. 이것 또한 금속느낌이 너무 좋게 나왔다. 펜탁스 Q 진짜 최고...
흑백사진은 굉장한 매력이 있다. 조만간 흑백필름을 사서 미니룩스로 찍고 다니기로 마음먹었다. 간만에 디카라 신명나게 셔터를 눌렀다.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올 때 까지 셔터를 누를 수 있다니. 정말 감사한 일이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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