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 미니룩스(Leica Minilux) #13

지난 포스팅에서 가을이 가버린 줄 알았는데, 나의 열 여덟번째 필름에는 가을이 남아있었다. 좋은날 필름을 한번 더 장착했었나보다. 장소는 지난 마지막 사진과 동일하게 북서울 꿈의 숲에서 시작한다. 

 

 [일기/필카일기] - 필카 미니룩스 #12 열일곱번째 롤 '가을의 끝자락'

 

 

 

북서울 꿈의 숲의 한 숲인데, 마치 클림트의 그림과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포스팅을 하면서 막상 그림과 비교해보니 '전혀 아니올시다'였다. 느낌만 있었던 걸로..

 

 

위 그림같은 느낌으로 아래 사진이 나올 줄 알았다. 

 

 

응 큰 착각. 그냥 한가로운 공원의 일상적인 풍경이다. 그래도 꽤나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북서울 숲의 호수>

 

전경이 꽤나 볼만하다. 북서울 꿈의 숲은 예전에 드림랜드라는 놀이동산이 있었던 부지다. 아마 나보다 나이가 많은 세대들은 좀 더 그 기억이 뚜렷할 것이고, 내 또래는 희미하게나마 한번쯤 방문해본 기억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금은 난개발된 관광 특구마냥 이곳저곳 아무런 특색이 없는 느낌이라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북서울 꿈의 숲을 나와서 하늘의 구름이 깃털마냥 멋있길래 한 컷 찍었다. 

 

 

두 컷 찍었다.

 

여긴 서교동의 한 폐가인데 교회건물 사이에 알박기 해놓은 듯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었다. 

 

 

 

 

가을에 해가 짧아져 퇴근길에 사진찍는건 불가능하다. 어서 여름이 왔으면 좋겠다. 

 

<음...내가 찍은건 아닌거 같다>

 

<강북경찰서 담벼락의 단풍>

 

<서교동>

 

<초점이 잘 안맞은 가을단풍>

 

<나름 멋진 좌회전 금지>

 

밤이라 흔들렸나본데 뭔가 역동적으로 나온거 같아 보기 좋았다. 

 

 

<도대체 왜..>

 

<열기구 모양의 모빌>

 

회사앞 카페에 있는 열기구 모양의 모빌이다. 가운데는 여행이라는 영단어가 적혀있던거 같은데 초점이 사무실건물에 맞아서 어이없는 사진이 나와버렸다. 마치 여행을 가고싶지만 육신은 사무실에 남아있는 나를 표현한 느낌 ㅜㅜ

 

<밤의 카페>

 

<트리의 별>

 

올 겨울은 유독 따듯해서 겨울 느낌이 안난다. 눈도 안오고 12월 1월에 비가 온다. 정말 이상한 겨울이다. 여름에 도대체 얼마나 더울지 걱정이다.   

 

 이렇게 다 가버린 가을을 느즈막히 현상한 필름에서 찾을 수 있었다. 뭔가 기분이 묘했다. 작년 12월 마지막날에 현상을 맞겼는데 현상된 사진이 빨갛고 노란 단풍들이라니. 이것도 나름대로 필카의 묘미가 아닐까!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