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 미니룩스(Leica Minilux) #11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포트라 160으로 촬영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필름은 어딘가 모르게 사진을 잘 찍어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너무 자주 써먹으면 나도 모르게 중독될 것 같아 꾹 참아본다.  

 

 어쨋든 미니룩스를 구매하고 어느덧 16번째 롤이다. 나는 주로 일상 사진을 많이 찍는 편이다. 인물사진을 찍고싶은데 쉽게 모델을 해주려는 사람도 없거니와.. ..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사진 포스팅 내내 했던거 같아서 그만해야겠다. 

 

 

<마포한강 딜라이트스퀘어의 노는 아이>

 

 교보문고에 가려고 들렸는데 자기만의 세상에 빠져있는 아이가 귀여웠다. 나도 저 나이때 자기만의 세계에 빠지면 저렇게 팔을 들었겠지만 지금은 그냥 인상을 쓸 뿐이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표현이라는걸 잘해내기가 어렵다. 싸우려는 글이 아님에도 싸우게 되고 진심어린 이야기는 언젠가부터 폭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저렇게 온몸을 다해서 표현한다면 오해는 없었을 것 같다.

 

<퇴근길>

 

 합정동의 퇴근길은 정말. 예술적이다. 말그대로 예술. 지금은 해가 짧아져 나가면 밤이지만 늦여름-초가을 무렵에는 노을이 얼마나 다채로운 빛을 뿜어내는지 내가 회사를 좋아하는 두번째 이유기도 하다. 

 

<트럭>

 

 노란트럭이 인상적이라 찍었는데 필름의 상태가 상태인지라 느낌이 살지 못했다. 저렇게 정차되어있는 트럭을 보면 사진을 찍고 싶어진다. 

 

<트럭2>

 

그래서 하나 더 찍었다 이것말고도 무수히 많은 같은 각도의 트럭들이 존재하는데 역시나 느낌은 그냥 그렇다.

 

<감나무와 하늘>

 

감나무도 잘찍은 사람들을 그렇게 맛스럽게 멋스럽게 잘 찍던데 나는 잘 안된다. 아무래도 자동 똑딱이의 한계일까 싶기도 한데 이 사진은 뭔가 맘에 들었다.

 

<서교동>

 

서교동의 가로수. 길건너를 찍는걸 좋아한다. 우연찮게 길이 예쁘거나 사람이 걷는 모습이 얻어 걸리면 더 좋다. 

 

<카페>

 

유통기한이 지난 이 필름은 밝은 곳에서는 더 파랗게 나오고 조금만 어두워도 곧 범죄가  벌어질 것 같은 비오기 직전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구름>

 

구름사진은 참 안찍어야지 하면서도 찍게 된다. 뭔가 몽골몽골하니 맛있게 생긴 구름이다. 현상된 사진에서는 뭔가 달달한 느낌이 들었다.  저녁시간이 되어가니까 배가 고프다. 

 

 사진은 찍으면 찍을 수록 재미있는 것 같다. 더 재미있는 사진을 찍도록 노력해야지.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