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세련된 영화다. 영화의 시작부터, 마지막 회전목마씬까지 1951년에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믿겨지지 않는다. 최근의 영화들이 기술적으로 발전을 했을지 몰라도 영화적으로는 퇴보했다고 느껴지게 만드는 영화였다. 오늘 포스팅할 영화는 <열차 안의 낯선 자들>.
감독은 영화 좀 봤다고 하면 이름 정도는 들어본 감독 알프레드 히치콕. 히치콕 감독은 서스펜스의 대가로 불린다. 영화 전체에 특유의 기법들을 활용하여 긴장감을 자유자제로 가지고 노는데 마치 어느정도 경지에 오른 랩퍼가 리듬과 라임을 가지고 노는 것 처럼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졸이게 한다. 나는 <현기증>, <새>,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를 본 기억이 있는데 전부 엄청나게 몰입해서 봤다.
히치콕은 최초의 스타감독이다. 역대 최고의 감독을 손꼽을때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뽑히는 감독이다. 영화계에는 아직도 많은 영향력을 주고 있으며 1980년 사망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사망한 감독의 작품을 70년 뒤 보고 감동을 받고, 세련 되었다고 느끼는건 정말 멋진 일이다.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은 1951년도 작품으로, 미국의 작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 한 것이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는 주드로와, 맷데이먼이 열연한 <리플리>의 원작을 쓴 작가다.
#열차 안의 낯선 자들 줄거리
기차 안, 두 남자가 마주한다. 한 명은 유망한 아마추어 테니스선수 가이 헤인즈, 그리고 그런 그를 반갑게 아는 척하는 또 다른 남자는 브루노 안토니. 브루노는 가이에게 대단한 팬이라며 그의 개인적인 인적사항들을 까지도 척척 맞춘다.
가이는 약간은 귀찮게 하는 이 남자에게 호기심이 동하지만 어딘가 깨름칙함을 느낀다. 브루노는 굉장한 달변가로 모르는일이 없다. 딱히 직업도 없어 보이지만 가이의 연애, 결혼상태 등을 줄줄이 꾀고 있다. 열차안에서 만난 남자가 자신의 사생활을 전부 알고 있단 사실에 가이는 이 남자를 피하려 하지만, 그는 집요하게 그를 붙잡아 둔다.
어쩔수없이 브루노와 식사하게된 가이. 그는 식사자리에서 어처구니 없는 제안을 듣게 되는데, 자신의 부인 미리엄을 죽여줄테니 대신 자신의 아버지를 죽여달라는 이야기. 즉, 교환살인을 하자는 제안을 한다. 어이없는 소리에 가이는 그를 무시하고, 부인 미리엄과 이혼하기 위해 고향역에서 기차를 내린다.
#긴장과 유머의 절묘한 조화
이야기는 히치콕 감독의 영화답게 묘한 긴장감을 준다. 오프닝의 다리 컷,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났음을 상징하는 신발 부딪치는 장면은 다시 생각해도 완벽한 도입부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보는 내내 긴장감을 주었다가, 중간중간 유머코드를 넣어 긴장을 완화한다. 긴장과 유머가 반복되면서 이야기는 진행되는데 관객은 한 순간이라도 그 흐름을 놓칠까 영화에 집중 할 수 밖에 없다.
이야기의 전개 영화의 절정을 향해가면서 가슴을 옥죄여 오는 다양한 장치들(자꾸 연락하고 주변을 서성이며 테니스 경기에서 가이를 지켜보는 브루노의 눈빛, 가이의 테니스 경기 장면과, 라이터를 집는 장면의 치밀한 교차 편집, 혼돈의 회전목마 안에서의 두 남자의 몸싸움과 아이의 장난스런 웃음, 그리고 그 환경 밖에서 구경하는 사람들과 비명을 지르는 가족들) 이 절묘하게 얽히고 설켜 차곡 차곡 쌓인 긴장과 불안을 마지막 한순간에 터트린다. 영화는 피식 웃게하는 유머와 함께 마무리 된다.
엄청난 만족감을 느낀 영화다. 의외로 왓챠 평점이 낮아서 놀랐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긴장감도 떨어지고 시시하다는데 '지금' 어떤 영화들을 보고 살길래 이 영화를 그렇게 낮게 평가했는지 의문이다. 이 영화는 '지금'보면 훨씬 더 뛰어난 영화다.
서스펜스의 대가라 불리는 히치콕 감독의 완급조절을 느껴보고 싶다면 낯선자들이 타고 있는 열차에 한번 올라보는 건 어떨까..!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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