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 이제 많이 붙었네. 이제 두달 뒤에 와"
"????"
"어? 왜? 두달뒤에 와, 팔이랑 많이 돌려서 좀 풀어주고"
"아 저 가도 되나요?"
골절이란 부상이 그렇다. 별도의 수술이 아니면 굳이 의사가 해줄게 없다. 의약품들도 골절에는 해줄게 없다. 초반에나 염증을 줄여주는 약 정도가 골절 치료를 위해 내 몸에 가할 수 있는 화학적 효과의 한계가 아닐까. 쇄골골절 6주차! 많이 좋아졌다.
아무튼 오늘도 병원엘 갔다. 매번 금요일 오전에 갔었는데 반차가 박살나는 과정을 보아하니 이만큼 허망한 것이 없었다. 그래서 진료시간을 월요일 오후로 바꿔 상큼한 한 주를 보내기로 결심했다.
오전에 회사에서 고된노동을 하고 지하철에 올라탔다. 오후반차의 절정은 한가한 전철에 퇴근하는 직장인의 신분으로 탑승한다는 기쁨에 있다. '나 집에간다. 이 시간에' 라는 기운을 뿜으며 병원으로 향했다.
골절된 쇄골도 크게 아프지 않았기 때문에 발걸음이 가벼웠다. 수유역에 위치한 ㅎㄷ병원은 아픈사람들로 가득했다. 나름 대형병원이기 때문일까. 아무튼 사람들이 많았다.
접수를 하고 엑스레이를 찍고 한참을 대기했다. 역시나 대기시간이 병원진료시간의 수배는 걸린다. 들어가서 "괜찮지?" 하는 의사선생님의 말에 괜찮다고 답하고 엑스레이를 봤다.
파란표시 아래안쪽으로 투명한게 보이는가? 그것이 골진이다. THIS IS GOALJIN. 골진이 드디어 나왔다. 6주차였다. 아마 5주차부터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골진이란?
골진은 가골을 이야기한다. 골진이 나왔다고 뼈가 완전히 유합된 상태는 아니고 이제 이 골진들이 굳고 단단해지면서 골유합이 시작된다. 골진이 생성된다는 다양한 한약재들이 있지만 사실상 과학적으로 증명된건 아닌거 같다. 그냥 균형잡힌 영양소와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아무튼 골진이 나왔다. 다음진료는 한달 후다. 운동은 해도 되냐는 질문에 맨손체조 정도 무리하지말고 뭐 들지말고 메지말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깨를 살살 돌려주라고 하는데 어깨는 차려자세에서 앞뒤로 50도 정도 흔들 수 있다. 가동범위가 현저하게 줄었고 움직이면 어깨가 너무 아프다.
어깨가 다친거 같아서 물어봤더니 거긴 멀쩡하고 자주 풀어주라고 한다. 안쓰면 굳는게 당연한 것 같다. 뭐든 안쓰면 굳는다. 감정도 그렇고 관계도 그렇다. 굳은 부분이 있으면 아프겠지만 풀어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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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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