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갔다. 지난 10월 찍은 필름을 현상하면서 따듯했던 그날의 소중함을 되돌아 본다. 여름 최고.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서 촬영했다. 외근 겸 세종대에 갈일이 있었는데 시간이 조금 남아 어린이 대공원을 산책해 보기로 했다. 한낮의 어린이 대공원은 한산할 줄 알았는데 꽤나 사람이 많았다. 무슨일을 하는 사람들이길래 대낮부터 여기서 놀고 있는 것일까. 한 가족이 사슴을 구경하고 있었다. 유모차에는 얼마 안된 아이가 있었는데, 남편이 사슴이 자꾸 자신을 신경쓰는거 같지 않냐며 이야기 했다. 사실 그 사슴은 내가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접근하자 곁눈질로 나를 신경쓰는거 같았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듣고 '후후 약간 주인공병에 걸리셨는걸' 이렇게 생각했는데, 부인되는 분 께서 '무슨소리에요, 저기 카메라 신경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