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가 고장났다. 4인 가족의 무거운 옷가지들을 열심히 돌리다가 무리한게 틀림 없다. 안쓰러운 마음에 그를 고쳐줄 테라피스트를 불렀다. 성수기인가 다음주 월요일이나 방문이 가능하다고 한다. 암담함이 몰려왔다. 다음주 월요일 까지 세탁물을 손세탁하거나 하지 못한다 생각하니 세탁기가 고장났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보다 속이 상했다. 얼마 전 직장동료와 전 진장동료가 포함된 카톡방이 하나 만들어졌다. 거의 무한에 가까운 수다를 떨 수 있을 것 같지만 다들 배려심이 깊어서 일까 업무 중에만 가동된다. 오후 6시 이후나 주말이 되면 잠잠한 카톡방을 가끔 눌러보는데 꽤 재미있다. 카톡방 일원들은 책을 좋아한다. 서로 책 추천도 다 읽을 수 없을 정도로 하곤 하는데 얼마 전 '태도에 관하여' 라는 책을 추천 받았다...
삼십대 진짜 중반이다. 곧 후반을 향해 달려갈 나이인데 나는 얼마나 준비가 되었을까 생각해봤다. 막연했다. 무엇을 위해 준비해야하지 하는 생각이 곧바로 들었다. 40대를 맞이할 준비? 아니면 지속적이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무언가의 각오? 죽음을 조금이나마 멀리 하기 위한 육체관리? 그게 무슨 준비이든지 간에 나는 아직 부족하다. 생일 때마다 뻔 했는데 올해는 제법 선물을 미리 받았다. 회사 다니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예로부터 방학 중턱과 휴가 기간에 걸려있는 내 생일은 가끔 외로웠다. 친구들은 방학이라 만나기 쉽지 않았고 (요즘 처럼 휴대전화가 있는게 아니라 친구네 전화를 걸면 ㅇㅇ이 있어요? 하고 확인을 하고 약속 잡던 시절), 휴가기간이기 때문에 내 생일은 늘상 어딘가로 이동하고 있..
하.. 쇄골골절 5월 14일. 두달 하고도 10일. 다시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다. 쇄골과 어깨가 온전한건 아니지만 가벼운 운동 정도는 가능한 듯 하다. 지난주 잠깐 탔을때보다 한결 수월하게 탈 수 있었는데 근처 개천을 따라 라이딩을 했다. 브룩스 스왈로우 15 안장을 사자마자 자빠링해서 쇄골이 부러져서 산지 2개월만에 두번째 앉아보았다. 숙성이 꽤 되었는지 처음보다는 덜 딱딱했다. 달리면서 너무 좋았기 때문에 라이딩이 끝나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포스팅을 작성하기로 했다. 브룩스 안장을 재난지원금으로 사서 그런가 내 몸에 재난이 온듯 하다. 동네 개천은 오랜만에 방문했다. 그친 비로 사람이 적당히 많았다. 바람도 선선했고 사람도 적당해서 사람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3-4km쯤 탓을까 꽤 힘이 들었다...
K 작가의 글이 이슈다. 자전적 소설이란 것은 알았으나 지인과의 실제 카카오톡 내용을 있는 그대로 차용해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등장인물들의 실명과 직업들이 노출되어 작가의 소설 속 카톡 내용만으로 그들의 인성, 인격, 성격, 성관념 등이 불특정 다수의 대중과 지인들에게 평가 받게 되었다. 어설픈 이니셜 속에 특정된 개인이 받게 될 고통은 나로썬 상상도 할 수 없다. 그 잔인한 삿대질을 어떻게 버텨낼까. 작가의 도리란 무엇일까. 작가란 글을 쓰는 사람이다. 작가의 도리는 글을 잘 지어내는 것이다. 도리. 마땅히 행하여야 바른 길. 과연 글을 지어내는 작가가 상대방의 말을 무단으로 인용한 것이 작가로써의 도리에 맞을까. 나는 그 작가를 문단이 퇴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간의 대화를 상호 합의없이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