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얼 하며 살았는가. 데미안은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게 하는 소설이다. 지금까지 세 번 정도 읽었던 것 같은데 읽을 때마다 어려워 혀를 내두른 기억만 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 힘겹게 싸운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낙수나문 아브라삭스다. 다시 읽어보니 주인공 싱클레어는 지독한 중 2병이었다. 현대의 청소년들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을 때 너무 일반에서 엇나갈 수 있는 장치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헤세 시절. 중2가 엇나갈 수 있는 장치란 고작 라틴어 학교에서 종교를 의심하기, 철학적으로 자아를 고민하기, 여성을 흠모하기 따위가 있다. 얼마나 건전하고 올바른 성장 과정인가. 만약 현대의 청소년들도 당시처럼 저런? 엇나감..
어흠. 흠흠. 최근 좋은 SF소설들을 많이 봤다. 주로 단편이었는데 이번에 읽은 책은 장편이다. 작가는 폴 맥어웬. 코넬대학교 나노물리학 교수라 한다. 탄소를 어쩌고 저쩌고 한 논문들을 써서 노벨상 후보로 '예측' 되기도 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이공계 교수님이라 그런가 이야기에 SF 요소가 정말로 현실성이 있어 보인다. 제목 '소용돌이에 다가가지 말 것' 은 남미의 대규모 곡창지역의 농부들만의 금언이다. 소용돌이 모양으로 죽은 곡식에 다가가면 전염병이 퍼져 다른 곡창지대도 병들게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야기는 2차 세계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생물학자 리암 코너는 곰팡이균을 연구하는 학자다. 그는 아일랜드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차별을 받으며 살아왔다. 차별이 없는 미국 코넬대학에 들어가 학자의 길을 걷..
현실에서 미덕을 행한다고 해서 그에 상응하는 올바른 보상은 없다. 가끔 우연의 일치로, 정신승리로 '그때 악덕을 행했다면 더 안 좋은 일이 있었을 거야' 라고 말할 수는 있겠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권선징악의 플롯이 소설의 기본이 되어오지 않았을까. 오늘 리뷰할 책 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미덕이 불운해지는 권선징악의 구조를 무자비하게 무시하는 소설이다. 작가는 18세기의 소설가 도나시앵 알퐁스 프랑수아 드 사드다. 한 단어의 어원이 될 정도로 논란의 여지가 많은, 프랑스 문학사에서 주요하게? 여겨지는 작가다. 유서깊은 귀족가문의 백작 사드는 신성모독, 매춘부 학대, 살인미수, 미성년 성폭행, 음란물 유포 등의 혐의로 일생의 대부분을 감옥에서 보냈다. 그 말년에는 그의 악행에 질린 자녀들이 그..
비밀독서모임 멤버 조르바님의 독서 결산에 자극받아 작성하는 2020 독서 결산! 1월 80일간의 세계일주 - 쥘 베른 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톨스토이 돌팔이 의사 - 포프 브록 대성당 - 레이먼드 카버 버스커빌가의 개 - 코난 도일 2월 톰 소여의 모험 - 마크 트웨인 현의 노래 - 김훈 검은 개 - 이언 매큐언 디디의 우산 - 황정은 북유럽신화 - 닐 게이먼 3월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 김영민 코스모스 - 칼 세이건 4월 늑대 - 전성태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죄와 벌 - 톨스토이 5월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미국 횡단기 - 빌브라이슨 마지막 기회라니 - 더글라스 애덤스 제 11회 젊은작가상수상작품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