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작가의 단편소설집. 광명사는 지인이 광명 최고 아웃풋 이란 농담을 했는데 소설을 읽고 농담이 아니란 걸 알았다. 앞으로 100년 뒤에도 읽힐 한국소설이 있다면 이 작가의 소설이 아닐까. 쇼코의 미소가 등단작인걸 생각하면 더 더욱 놀랍다. - 시간이 지나고 하나의 관계가 끝날 때마다 나는 누가 떠나는 쪽이고 누가 남겨지는 쪽인지 생각했다. 어떤 경우 나는 떠났고, 어떤 경우 남겨졌지만 정말 소중한 관계가 부서졌을 때는 누가 떠나고 누가 남겨지는 쪽인지 알 수 없었다. 양쪽 모두 떠난 경우도 있었고, 양쪽 모두 남겨지는 경우도 있었으며, 떠남과 남겨짐의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도 많았다. - 일상에 가깝지만 흔하지 않은 소재를 정말 ‘잘’ 활용한다. 덕분에 쉽게 읽히고 호기심이 동하는데 읽다보면 이야기의..
나는 선동열 감독의 선수시절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다. 아마도 어린시절 아버지가 야구를 한창 보던 때에는 그의 전성기를 봤으리라, 그의 대단함을 알게 된건 이 블로그에 야구관련 포스팅을 하기 시작하면서다. 한국야구의 투수기록에 그 이름 세글자가 빠지는 곳이 없었다. 영화 퍼펙트게임, 스카우트 같은 미디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그의 전성기를 알 수 있었다. 감독직을 수행하던 시절에 내가 가지고 있는 그의 이미지는 좋지 않았다. 자신이 천재형 투수였기 때문에 투수들을 혹사한다, 못 던지는걸 이해하지 못한다 등과 같은 천재 - 꼰대의 이미지가 가득했다. 내가 응원했던 팀 기아의 감독으로와서는 이종범을 은퇴시켜버리는 '만행?'을 저질러서 나는 더 안좋게 보이기도 했다. 그러다 이런저런 사건들에 의해 야구는 나의 관..
최근 독서량이 줄어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작년 김모작가의 윤리문제와 출판사들의 안일한 대처 때문에 한국문학을 멀리하기 시작했는데, 사실 한국문학을 즐겨읽는 편이 아니라 독서량 감소의 이유로 그 핑계를 대기엔 조금 치사한거 같다. 그냥 읽기 자체에 조금 지쳤을까. 요즘은 사회적인 무거운 이슈들을 자주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조금 가벼운 것들을 찾는 경향이 있다. 영화도, 드라마도 편하게 볼 수 있는 무겁지 않은 주제들로 고르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책이 멀어진 것 같다. 책은 나에게 꽤 무겁다. 지난해 비교 결과 약 4배정도(?) 수준으로 책을 읽지 않고 있었다. 뭐라도 읽기 위해 지인들에게 책 추천을 받았다. 나는 추천받으면 읽을 수 밖에 없다. 추천자에 대한 예의랄까. 추천 받았으면 후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