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웠던 포시즌을 뒤로하고 발리의 4일차 여행이 시작된다. 오늘 여행은 발리의 청담동, 경리단길, 황리단길 같은 지역 발리 스미냑이다. 이곳에서 2박을 하기로 결정하고 풀빌라를 예약했다.
지난 이야기는 아래
발리 스미냑 풀빌라 Casa Dara
아마 한국인 블로그 작성글이 없어서 예약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간단하게 풀빌라 리뷰 부터. 예약한 Casa Dara 풀빌라는 스미냑 중심가에서는 조금 떨어져있어 조용하다. 하얀 외벽과 깔끔한 구성이 4인 가족이 머물기에 딱 좋다.
Casa라고 불리는 풀빌라들이 4,5개 정도 모여있다. 뒤에 붙는 이름이 다른 것 같다. 내가 머문 곳은 Dara. 가장 안쪽에 있던 방이다. 사실 포시즌 풀빌라를 경험해서 실망이 조금 컸다. 일반적인 펜션 느낌이었다. 스미냑에선 외부 일정이 많을 예정.
스미냑 폭립과 새우 튀김 Warung Nina 와룽 니아로 향하는 길
스미냑 Casa Dara 풀빌라에 짐을 풀고 서둘러 점심을 먹기 위해 나왔다. 저렴하고 맛있는 폭립으로 유명한 스미냑의 와룽니아 레스토랑이 목표. 먹고나서는 스미냑 스퀘어에 갈 예정이다. 숙소에서 한 30분정도 걸어가면 되는 거리였다. 발리의 태양은 엄청나게 뜨거웠다. 구글맵을 켜고 y가 대장역할을 나는 옆에서 걷는 역할을 맡았다.
발리는 첫날에도 느꼈지만 길이 정말 좋지 않다. 차선은 일차선, 인도로 오토바이는 수시로 올라오고 길은 조금 더럽다. 길 곳곳에는 작은 대나무 그릇에는 음식이 올려져 있다. 오퍼링이라고 하는 힌두 문화인데 매일매일 신에게 올리는 것이라고 한다. 인도네시아어로 Canang 또는 Sesaji Sajen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발리에서 도보여행을 할때는 구글맵을 너무 믿진 말아야 한다. 인도와 차도를 섞어서 알려주는 듯 하다. 땡볕에 30분을 걸어야 할줄 알았던 거리는 구글맵의 잘못된 안내로 1시간 30분쯤 걸려서야 겨우겨우 도착했다. 맵을 볼때마다 6분이 남아잇다고 표기되어 있었다. 물론 도보를 좋아하지만 이날 만큼은 도보로 걸어선 안되는 날씨였다.
녹초가 되어서 와룽니아 레스토랑 근처에 도착했다. 레스토랑 근처에는 플리마켓이 있는데 라탄백과 다양한 옷들, 발리 관광기념품들을 꽤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이때부터 y는 블랙핑크를 시동걸기 시작했다. 뚜루뚜루뚜를 외치며 K-Pop인기에 기대어 할인을 노렸고, 노련한 플리마켓 상인들은 손홍민을 외치며 가격을 방어했다. 와룽니아에 도착하기전 라탄백을 10만루피아에 구매했다.
발리화폐 단위와 계산법 팁
발리의 화폐는 굉장히 크다. 10만 루피아가 우리나라 돈으로 8천원정도라 실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땐 그냥 0을 하나 지워서 계산하면 간단하다. 현지 상인들이 말하는 원 헌드레드는 10만루피아를 뜻한다.100,000에서 , 아래 0 세개를 지운 방식이다. 100,000이런식으로 계산하면 쉽다.
와룽니아와 스미냑 스퀘어 관광
와룽니아에는 메뉴가 다양하다. 폭립을 필두로 다양한 세트메뉴가 있다. 너무 지쳐서 비타민 주스를 주문했다. 그리고 세트메뉴를 먹을까 하다가 너무 더워 입맛이 없었기 때문에 간단하게 폭립과, 새우튀김을 먹었다. 괜찮은 맛이었다.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마사지를 받기로 했다. 스미냑 스퀘어에 있는 마사지 샵이었는데 이름은 Essential Health & Rejuvenation Spa다. 예약을하고 다시 조금 걸어 스미냑 스퀘어를 향했다. 스미냑 스퀘어로 가는길에 작게 작게 있는 상점들에서 발리 전통의상처럼 보이는 원피스를 구매하려고 했는데 가격이 10만원은 그냥 훌쩍 넘었다. 가판이 아니고서야 건물에 입점해 있는 가게의 옷들은 전부 값이 꽤 나갔다.
중간에 커피한잔을 마시기 위해 스타벅스도 들렸다. 발리의 연말 행사 다이어리는 무려 라탄커버의 다이어리였다. 스타벅스에서는 주문할 때마다 발리원두를 권유하는데 그냥 저냥. 가격은 1천원정도 더 비싸다.
스미냑 스퀘어 마사지
Essential Health & Rejuvenation Spa는 스미냑 호텔에 부속된 마사지 샵이다. 예약이 필수. 종류는 다양한데 발마사지 부터, 핫스톤, 레쥬베이션, 썬번 테라피 등 다양한 것들이 있다. 나는 등이 벌겋게 올라왔기 때문에 선번 테라피를 y는 레쥬베이션 마사지를 받았다. 선번테라피는 그냥 마사지에 + 쿨링젤(알로에)를 발라주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깔끔하게 마사지를 잘하는 것 같았다. 마사지 고수인 y는 받는 도중 잠들었다고 한다. 나와서 계산을하고 제공되는 차한잔을 마셨다. 저녁을 먹으러 갈 시간이다.
마사지를 받고 나왔더니 해가 졌다. 쇼핑을 좀 더 하다가 저녁을 먹기로 했다. 시간이 애매했는다. 가려고 하는 가게는 보앤번. 스미냑에 위치한 동남아 전문음식점이다. 팟타이와 쌀국수를 먹으러 가는 곳. 스미냑 빌리지에서 보앤번으로 가는 길은 굉장히 막혔다. 발리시내 교통은 정말 지옥이다. 거의 무조건 왕복 2차선이라 택시나 승하차 차량이 가게앞에 정차라도 하게 되면 길은 순간 왕복 1차선으로 변하고 서로 먼저가기 위한 치열한 결투가 벌어진다. 3-4차량 뒤쪽에 있는 사람들은 앞에서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몰라 답답함을 더할 것 같다. 아무튼 막히는 와중에도 스미냑의 진면목(?)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휘황찬란한 펍과 레스토랑들, 왁자지껄한 연말 분위기에 아 이래서 스미냑을 오는구나 싶었다.
보앤번에는 거의 마감 라스트 오더에 아슬아슬하게 방문했다. 10시쯤 도착해서 팟타이와 쌀국수를 주문, 역시 먹는건 10분컷. 가게 분위기가 진짜 좋았다. 머무는 시간이 짧아 아쉬웠다.
스미냑 Casa Dara 풀빌라에서
저녁까지 든든하게 먹었겠다. 다시 그랩을 잡아타고, 느긋하게 풀빌라로 도착했다. 밤에도 발리는 멋지다. 낮 시간대에 태양이 뜨거운 만큼 달빛도 빛나는 것일까. 우리는 조금은 무서운 숙소로 향하는 길을 걸었다.
메인 대문을 따라 좁은 복도 끝에 우리 숙소 Dara가 있었다. 거기서 나는 기절 할뻔 했는데, 하수구 위로 큼지막한 왕바퀴벌레 세마리가 활보하고 있었다. 오싹했다. 안그래도 깔끔한 포시즌 풀빌라에 길들여져 낮에 조금 아쉬웠던 우리 숙소 ㅠㅠ. 우리는 입구에 들어가지 못하고 안절부절. 왕바선생들은 우리의 그런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대문앞을 내어줄 마음이 없어보였다. 나는 발길질 몇번으로 바선생들 갈라놓았고, 입구 계단으로 달려가 문을 허겁지겁 열었다. 후다닥 뛰어들어와 문을 닫았다. 소름끼치는 마음으로 숙소로 향하는데 벽에서 발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도마뱀 한마리가 튀어나왔다. 나와 y는 기겁하며 방으로 뛰어들어가 문을 걸어잠궜다. 공포의 밤은 시작되었다.
사실 공포의 밤일 것도 없었다. 하지만 바퀴벌레의 등장으로 인해 위생적인 모든 부분을 y는 의심했다. 안좋은 숙소를 잡게 된거 같아 죄인인 마음으로 y를 달래려다 먼저 기절했다. 이날 1만 5천보 정도 걸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찜찜한 마음으로 눈을 떴다. 아침의 숙소는 언제 그랬냐는 듯 전날의 찜찜함이 사라졌다. 발리는 맑고 깨끗했다. 밖에서는 새소리가 들렸다. 왕바퀴 사태로 놀란 마음에 다시 현관으로 가서 문을 살짝 열었다 하수구 위는 깨끗했다. 아마 문 앞 하수구 때문에 바퀴벌레가 올라오는 듯 했다. 11시에는 룸클리닝을 위해 직원들이 왔다. 내가 파파고를 켜서 인도네시아어로 번역 어제 엄청큰 바퀴벌레 세마리가 하수구와 입구에 있었다고 말하자, 직원은 굉장히 놀라며 사과했다. 그리고 구글 번역기를 켜서 답변해줬다. 하수구는 외부와 연결된 배수구라 벌레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빌라 내부는 절대 그럴일이 없으니 안심하라는 것. 그리고 스프레이를 가리키며 죽이면 된다는 듯 말했다. 오픈되어 있는 풀빌라 특성상 걱정은 되었으나 어쩔수 없다는 사실과 현관틈이 굉장히 좁아 아무것도 들어올 수 없는 구조긴 해서 알겠다고 하고 말았다. 그렇게 스미냑에서 2일차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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