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극장에서 보자
극장에서 보지 못했던 것이 한스럽고, 이제라도 봐서 다행스럽다. 오늘 리뷰는 넷플릭스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이다. 사실 넷플릭스에서도 2시간 4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때문에 쉽게 시도하지 못했는데 어제 맘을 다잡고.(동물의 숲을 포기하고) 보게되었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나에겐 완벽하게 좋았다. 중년의 브래드 피트와, 디카프리오의 명 연기를 작은 스마트폰 스크린으로 접한게 아쉽다. 초대형 스크린에서 디카프리오가 연기하는 땀방울 하나까지 느꼈어야 하는데.. 귀찮음에 극장을 가지 않은 스스로를 탓하지만 이미 버스는 떠났다. (영화는 극장에서 보자)
주연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브래드피트, 마고로비가 등장한다. 디카프리오는 한물간 서부극 전문 배우 릭 달튼역을 , 브래드피트는 릭 달튼의 대역 스턴트맨 클리프 부스역을 맡는다. 1960년대 후반 히피문화가 극에 달한 헐리우드를 배경으로 이야기는 펼쳐진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쿠엔틴 타란티노. 국내에서는 <저수지의 개들>, <펄프픽션>, <킬빌>로 유명한 감독이다. 거의 모든 영화가 좋다. 영화 자체를 일종의 게임으로 여기는 사람이라면 타란티노보다 재미있는 게임 제작자는 없을거라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다.
<내가 처음 접한 타란티노의 작품은 킬빌>
봉준호 감독의 수상소감에도 등장하여 영화에 관심없는 사람들에게도 이젠 알려지게 되었다. 감독의 특징으로는. 뛰어난 극본 (장작을 차곡차곡 쌓아올린 뒤 극 후반에 기름 붓고 불땡기는 능력), 뛰어난 연출, 길고 긴 쓸데없어 보이는 재미있는 대사와, 역설, 극단적인 케릭터, 음악선곡 등 이 있다. (이 감독이 만들면 재미있다는 이야기)
"당신이 영화를 얼마나 좋아하든 간에, 얼마나 많이 봤든 간에, 타란티노의 영화 지식은 당신을 뛰어넘을 것입니다."
- 브래드 피트
#맨슨패밀리 살인사건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보기 위해서는 그 시절 헐리우드에서 벌어진 맨슨패밀리 살인사건에 대한 사전지식이 있으면 좋다. 감독은 영화에 실존인물 실제 사건 등을 교묘하게 녹여놨다. 영화는 60년대 말 헐리웃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이때 헐리웃에서는 찰스 맨슨 이라는 희대의 살인마가 등장한다.
찰스 맨슨은 미국의 연쇄 살인마로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 온갖 범죄를 저지르며 교도소를 들락날락 거린다. 그러다 미국에 히피문화가 번졌을때 머리를 기르고, 음악을 하며 맨슨 패밀리라는 히피집단을 조직한다. 그는 카리스마 있는 인물로 알려져있다. 많은 젊은 히피들은 마약과 사랑에 취해 그를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온갖 범죄에 가담했다고 한다.
찰스 맨슨은 비틀즈처럼 음악적으로 성공하길 원했다. 이런저런 루트로 음반 제작자에게 자신의 음악을 보냈으나 돌아온건 자신의 음악에 대한 비판이었다. 앙심을 품은 찰스 맨슨은 음반 제작자을 죽이기 위해 자신의 추종자들을 집으로 보낸다. 그러나 그 집의 주인은 바뀌어 있었다. 새로운 집 주인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었다. 그는 당시 런던으로 외출중 이었고, 그의 부인과 애인, 가정부, 헤어디자이너가 머물고 있었다. 맨슨의 명령으로 LSD에 취한 추종자들은 그 집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잔혹하게 살해한다. 이후 찰스 맨슨은 교도소에 가게 되었고 교도소에서 생을 마감했다. (마인드헌터 시즌2에도 찰스 맨슨이 등장한다. 그리고 같은 배우가 이 영화에 등장한다.)
이 사건이 정확하게 영화에 들어가 있진 않지만 이 사건에 얽혀 있는 실존인물이 등장하고 당시 히피문화가 얼마나 극단적으로 작용하는지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사건을 좀 자세히 파보면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원스어폰어타임 인 할리우드 줄거리
한물간 서부극 배우 릭 달튼, 그리고 그의 대역스턴트맨 클리프 부스는 오랜시간 호흡을 맞춰온 동업자이자, 친구이자, 형제다. 클리프는 스턴트 역할을 할 일이 적어지면서 달튼의 매니저 역할을 하며 지내는데 큰 불만은 없어보인다.
릭 달튼은 과거 서부극 드라마의 성공으로 영화도 몇편 성공한 그럭저럭 괜찮은 배우였다. 지금은 신세한탄과 중년의 감정기복으로 인해 항상 술에 취해있다. 어느날 그의 영화를 좋게 본 에이전트 슈워즈를 만나 스파게티 웨스턴이라고 불리는 이탈리아 서부극에 출연 해볼 것을 제안하지만 그 과정에서 릭 달튼은 큰 상처를 받는다.
집으로 돌아간 릭 달튼은 주차장에서 옆집에 이사온 폴란스키를 한달만에 처음 본다. 다음날 촬영장에 클리프는 릭을 태워 촬영장에 내려준다. 조심스럽게 클리프는 릭에게 스트 역할을 부탁해보지만 스턴트 감독이 과거 클리프와 문제가 있던 사람이라 출연하지 못한다.
클리프는 릭을 촬영장에 데려다주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매력적인 히피족 푸시캣을 만난다. 그녀는 히치하이킹을 하는 중이었다. 클리프는 그녀를 거주지 까지 태워주기로 한다. 목적지는 스판영화농장이라는 서부극 촬영장으로 클리프에게도 익숙한 곳이다. 그곳에 거주하는 수 많은 히피들을 본 클리프는 농장의 주인이 안위를 확인한다. 늙어 시력을 잃은 농장주인이 10대 히피들도 자신을 사랑한다는 이야기에 기가 찬 클리프는 그곳을 떠난다.
릭은 촬영중인 드라마에 집중하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다. 이탈리아로 넘어가 서부극에 출연하며 돈을 벌고 결혼도 한다. 재정적 불안을 느낀 릭은 다시 LA로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결혼까지 했으니 클리프에게 이제 각자의 길을 가야한다고 이야기한다. 형제같던 둘은 그날 코가 삐뚤어지게 마시게 되는데...
#원스어폰어타임 인 할리우드
만약 내가 미국인이라면 마치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는듯한 기분이 들었을 것 같다. 이 영화가 내 맘속에 쏙 든 이유는 좋아하는 감독이 만든 좋아하는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라는 것 외에도 많다.
좋았던 장면이 너무 많았다. 디카프리오의 독백과 '극중 연기하는' 씬은 앞으로의 디카프리오 영화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영화는 타란티노가 하고 싶은 영화들을 디카프리오를 통해 이것저것 해본 것 처럼 느껴졌다. 영화배우들이 등장해서 자기가 등장하는 드라마를 보며 낄낄거리는 장면도 좋았다.
중간에 이소룡이 등장해서 브래드피트와 결투를 펼치는 장면도 속으로 희희거리면서 봤다. 샤론 테이트와 푸시캣이 발을 올려놓는 장면, 그리고 미녀배우들이 잘 때 코를 고는 장면, 그리고 남녀 차별하지 않고 무자비한 폭력을 가하는 장면에서도 타란티노의 특이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재미있는 이야기들. 그 시절 헐리웃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맨슨 패밀리 사건을 속 시원하게 뒤집어 놔서 통쾌함까지 느껴졌다.
타란티노감독의 영화는 재미와 작품성을 모두 잡는 것 같다. 뻔한 상업 영화들에 지쳤다면 고품격 B급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를 보자. 잘 만든 영화의 기준이 달라질거라 확신한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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